이슈별 상담접근방법- 정서문제, 비합리적 사고, 의사소통문제

1. 정서문제와 비합리적 사고 

 

이슈별 접근 방법 중 첫 번째로 정서문제와 비합리적 사고를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비합리적 사고의 교정 방법으로 널리 알려진 것은 인지적 접근의 하나인 '합리적 정서치료'입니다. 엘리스 Ellis가 발전시킨 이 방법은 인간의 공포, 분노, 죄의식 등 정서문제의 원인이 비합리적 사고 때문이라고 가정합니다. 따라서 내담자의 공포와 불안 등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그런 정서에 관계되는 내담자의 불합리한 생각을 드러내고, 그 불합리한 생각이 어떻게 자신에게 해가 되고 있는지 인식시키고, 그리고 보다 합리적이고 도움이 되는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비합리적 사고의 대표적인 예는 '성인은 자기가 한 모든 일에서 타인의 인정과 사랑을 받아야 한다', '일이 계획대로 안되면, 끔찍하고 비극적이다', '이보다는 더 좋아야 하는데...' 등입니다. 이런 생각의 비합리적, 비논리적, 비현실적 속성이 바로 좌절감, 소외감, 불안 등의 정서적 문제와 불만스러운 행동 결과를 초래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매사에 주위 사람들의 인정과 사랑을 받는다면 즐거울 것이다. 그렇지만 반드시 그렇게 되지도 않고 그래야 할 필요도 없다',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은 것은 억울하다. 그러나 억울하다고 해서 불평만 할 것이 아니라, 결과를 일단 받아들여야 발전이 있을 것이다' 등은 바람직한 합리적 사고의 예인인 것입니다. 

내담자는 자신의 정서적 문제가 과거의 일 또는 외부 조건이 아니라 그보다는 자신의 비합리적 사고 때문이라고 상담자로부터 배우게 됩니다. 이 접근 방법에서는, 상담자가 상당히 지시적이고 적극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엘리스는 '합리적 정서치료'에서는 지시뿐만 아니라, 내담자의 자기 패배적 사고의 모순을 지적하고 논박합니다. 비합리적 생각을 버리고 합리적 사고를 하도록 격려하며 달래기도 하며, 때로는 명령도 합니다. 이때 합리적 정서치료의 ABC모델을 사용합니다. 내담자가 어떠한 상황(A)에서 부정적 감정(C)을 느꼈다면 그러한 감정을 일으킨 비합리적 신념 B이 있다고 가정하고, 상담자와 함께 비합리적 신념을 찾아보고 이를 합리적인 신념으로 대체하도록 돕게 됩니다. 

 

 

 

2. 의사소통 문제

 

(1) 역할 연습

역할연습은 개인 및 집단 상담에서 많이 사용됩니다. 중요한 방법 중의 하나입니다. 역할 연습은 실패의 위험 부담이 없는 모의 장면에서 새 행동반응을 연습하는 것입니다. 즉, 문제가 되는 생활장면을 상담 장면에서 재현하여 관계 인물의 입장에서 바람직한 행동 반응을 학습하는 절차입니다. 따라서 역할 연습이라는 용어보다 '행동 시연'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적절할 수 있습니다. 예측되는 어려운 대인관계의 처리 방식을 익힐 수 있고, 자기와 생활 배경이 다른 사람들의 감정과 경험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이와 같이 역할 연습은 내담자가 구체적이고 정확한 변화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강력한 방법입니다. 

역할연습의 시행 절차를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상담의 목적과 상담 목표에 따른 방법에 관해 합의가 이루어진 후에 역할연습의 취지와 기본 절차를 내담자에게 설명합니다. 그런 다음, '문제 장면'의 주요 역할을 배정합니다. 대개 상담자가 내담자의 생활환경 중의 주요 인물의 역할을 맡게 됩니다. 대체로 내담자의 부모, 직장 상사, 배우자 또는 연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역할을 정한 후, 그 대상과 최근에 있었던 실제 대화 내용을 알아보고 그 과정을 분석합니다. 실제 장면에서 있었던 주요 인물과의 상호작용에 대한 분석은 내담자 및 주요 인물의 위치와 각자의 감정을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시키고, 미처 표현되지 않았던 기대와 감정 내용이 무엇인가를 파악하는 데 있습니다. 내담자가 실제로 한 것과 달리 어떤 행동반응을 하고 싶으지에 대해 알아보고 역할연습에서 기도할 행동 및 대화 장면을 설정합니다. 그다음, 상담자와 내담자가 자신의 역할을 하면서 새로운 행동 반응을 실감 나게 연습합니다. 어느 정도로 의미 있게 연습이 진행되면, 서로 역할을 바꾸어 다시 연습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과정은 내담자가 바람직한 행동반응을 실제 장면에서도 성공적으로 실행할 수 있을 정도까지 진행합니다. 역할연습에서 내담자가 바람직한 행동을 큰 부단 없이 할 수 있게 되거나, 또는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진행된 연습과정에 대한 토의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토의 과정에서 어떤 부분이 부담이 되는지 시도하고자 했던 행동이나 표현의 어떤 점이 힘들었는지 검토하고 적절한 방향을 모색하고 정리합니다. 그러고 나서 내담자가 실제 생활장면에 가서 연습한 행동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합니다. 다음 상담에서는 실제 생활에서 실천이 어느 정도 되었는지 검토하고 필요한 조정과 추가 연습을 하기도 합니다. 

 

 

 

(2) 자기표현 훈련 (자기주장 훈련)

이 방법의 기본 취지는 대인관계에서 억제된 생각과 감정을 적절한 방식으로 표현하도록 함으로써, 적극적이고 생산적인 생활태도를 갖추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 훈련은 '비폭력' 대화 방법의 필요성에서 출발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비교적 짧은 횟수의 면접이나 저렴한 비용의 집단 연수를 통해서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에 근래에 많이 활용되는 상담 방법입니다. 자기표현 훈련이 필요한 경우는 일반적으로 대인관계에서의 소외감, 피해의식, 대중 공포 및 이에 따르는 불안과 고독감이 문제가 되는 경우입니다. 이것을 보다 구체적인 행동으로 열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남의 시선을 회피함

-상대방의 잘못을 언급하기를 두려워함

-모임이나 회의에서 구석자리만 찾는 습관

-자기를 비난하는 소리를 듣고만 있는 것

-불만과 적개심 등의 표현을 주저하는 것

-지나치게 변명하고 사과하는 태도

-지배적인 인물에 대해 전혀 반박을 못하는 것

-좋아하거나 사랑하는 대상에게 애정을 표시하지 못함

-타인을 칭찬할 줄 모르고 칭찬받을 줄도 모름

 

자기표현 훈련은 자기가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도록 내담자를 훈련시키는 절차입니다. 이 훈련에는 감정표현이나 감정을 나타내는 표정, '나'라는 주어의 강조, 칭찬을 피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 타인의 의견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 그리고 표현의 자발성을 높이는 훈련 등이 포함됩니다. 이렇게 훈련하기 위해서는, 내담자에게 ① 자신이 인간으로서 기본 권리가 있고, ②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고, ③ 타인으로부터 침해받지 않을 권리가 있으며, ④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할 권리 등이 있음을 인식하도록 먼저 격려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자기 권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한 다음에, 내담자의 '문제 생활 장면'에서의 자기표현 행동을 상담자의 지기에 따라 연습합니다. 즉, 상담이라는 비 위협적인 장면에서 먼저 연습을 한 다음 실제 생활장면에 활용하는 것입니다. 또한 실제 장면에서 어느 정도로 자기표현이 효과적으로 될 수 있고 또 되었는지 상담자와 같이 검토하게 됩니다. 자기표현 훈련에서는 상담자와 연습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기표현적인' 제삼자를 등장시키거나, 녹화자료를 통한 모델링, 단계적 행동 연습, 비합리적이고 회피적인 사고방식의 교정 등 여러 가지 접근방법이 함께 활용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필요에 따라 내담자로 하여금 '적절한 요구', '적당한 거부', '자연스러운 감정표현'에 관한 행동 일지를 적도록 하면 더욱 효과적입니다.